Culture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컨셉’

글쓴이 |  대학내일 이용호

만난이 |  컨셉추얼 양문성

새로운 매체와 마케팅 기법이 매일같이 쏟아지는 시대. 유행을 좇느라 정작 비즈니스의 '본질'을 잃어버린 브랜드가 많습니다. 대학내일ES 생태계 안에는 이 본질을 예리하게 짚어내며 브랜드의 나침반이 되어주는 전문가가 있습니다. 2007년에 설립되어 내년이면 20주년을 맞는 국내 최초의 컨셉 기획 전문회사 ‘컨셉추얼’입니다.

컨셉추얼은 소비자의 무의식에 자리 잡은 ‘컬처코드’와 현재의 욕구를 반영하는 ‘소비코드’를 기반으로 브랜드의 컨셉과 소비자 경험을 설계하는 브랜드 컨설팅 에이전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진짜 '컨셉'은 무엇일까요? 2026년 대학내일ES의 새로운 구성법인이 된 '컨셉추얼'의 양문성 대표를 만나 그 명쾌한 해답을 들어보겠습니다.

컨셉의 본질: 소비자의 마음을 연결하는 법

Q. 컨셉추얼을 찾아오는 브랜드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양문성: 크게 세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첫째는 '아이템에서 브랜드로의 진화'입니다. 우연히 제품 하나가 히트를 쳤는데 두 번째 히트 상품이 나오지 않아 막막해하는 경우죠. 둘째는 '다운에이징을 위한 리브랜딩'입니다. 기존 고객은 나이가 들어 떠나고, 젊은 세대에게는 '올드하다'는 이유로 외면받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은 '로컬에서 글로벌로' 진출할 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전략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이 세 가지 고민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성공과 실패의 진짜 이유를 정확히 모른다는 것입니다. 성공의 이유를 모르면 그 힘을 지렛대로 쓸 수 없고, 실패의 이유를 모르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됩니다. 많은 브랜드가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컨셉추얼이 제안하는 방식은 브랜드와 소비자를 잇는 단단한 '컨셉'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소비자와 브랜드가 연결되려면 소비자의 인식 속에 형성된 ‘생각의 지도’를 알아야 합니다. 이 지도의 밑그림은 내부 판매 자료나 검색 자동완성, 온라인 리뷰 같은 정량 데이터를 교차 분석해 시장의 외형을 파악하며 그립니다. 하지만 숫자로 된 표면적인 데이터만으로는 지도를 완성할 수 없습니다.

지도를 입체적으로 완성하는 진짜 핵심은 심층 인터뷰를 통한 정성적 접근에 있습니다.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뿐 아니라 불안, 불편, 걱정 등 선택하지 않는 진짜 이유까지 파고들어야 합니다. 컨셉추얼은 이렇게 소비자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심리와 욕구를 찾아내어 ‘소비코드’라 부르고, 여기에 사회 보편적인 의식 구조인 ‘컬처코드’를 결합해 흔들림 없는 컨셉을 도출합니다.

소비코드와 컬쳐코드를 설명하고 있는 컨셉추얼 양문성 대표 ⓒ대학내일ES

Q. '소비코드'와 ‘컬처코드’가 실제 비즈니스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궁금합니다.

양문성: 브랜드가 분석하는 시장과 소비자가 인식하는 시장은 놀랍도록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디저트 시장의 ‘설빙’은 '소비코드'의 차이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당시 설빙 임직원들은 급성장하던 '요아정'의 등장에 큰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컨셉추얼이 두 브랜드의 소비코드를 분석해 보니, 요아정은 설빙의 진짜 경쟁자가 아니었습니다.

소비자에게 요아정은 다양한 토핑을 즐기는 전형적인 ‘유행 상품’의 소비코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이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집단적 피로감으로 인기가 줄어드는 흐름을 동반합니다. 반면 한국 소비자에게 빙수는 반복적으로 소비되는 ‘일상적인 디저트’라는 확고한 소비코드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유행과 일상은 겨루는 무대가 다릅니다. 이 소비코드를 근거로 설빙은 위기감을 해소하고 자신만의 전략을 묵묵히 실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설빙이 현재의 욕구인 '소비코드'를 읽어낸 사례라면, 사회 전반에 깔린 보편적 의식인 '컬처코드'를 공간에 이식한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올리브영’입니다.

올리브영은 급격하게 성장하며 국내 매장이 빠르게 증가했고, 매장 수가 1,000개를 돌파하며 매장 간 충돌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컨셉추얼은 올리브영 매장간의 차별화 방법으로 ‘주소 개념’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제안했습니다.  성수, 명동, 홍대, 강남, 가로수길 등 문화적인 상징성이 강한 지역에 위치한 올리브영의 거점 매장에는 ‘지역명’이 적용되었습니다. 그 결과 ‘올리브영 성수’ 와 같은 거점 매장들은 한국인들에게는 약속 장소로,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여행을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목적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컨셉추얼은 ‘소비코드’를 통해 설빙의 진짜 경쟁자를 정의하고, '컬쳐코드'를 기반한 올리브영만의 매장 전략을 제안했다 ⓒ대학내일ES

Q. 하나의 완성된 '컨셉'을 소비자에게 전달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양문성: 아무리 훌륭한 컨셉을 도출해도, 결국 소비자에게 가닿으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이 필요합니다.

이니스프리는 2000년 '자연주의' 컨셉으로 론칭했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로 10년간 부진을 겪고 있었습니다. 컨셉추얼은 '자연주의'라는 표현보다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관점을 바꾸는 데 집중했습니다. 화장품 회사의 시각이 아닌,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진짜 '자연주의'를 마케팅 활동 전반에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매장의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던 조화는 모두 사라졌고, 실외 간판에는 진짜 살아있는 식물이 심어졌습니다. 한 달에 한 번은 직접 식물을 다듬어야 했는데, 이 수고로움 자체가 ‘진짜 자연주의’에 대한 훌륭한 스토리텔링 소재가 되어 자발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공병 및 손수건 캠페인도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누구나 따라 하고 싶은 '힙한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진정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하는 것이니까요. 브랜드가 '자연주의'를 말하는 대신 '자연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실천하자, 이니스프리는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도약했습니다.

컨셉의 구체화: 모든 접점을 설계하는 법

Q. 컨설팅은 자칫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끝나는 일도 많습니다. 컨셉추얼은 이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나요?

양문성: 맞습니다. 컨셉과 전략이 아무리 훌륭해도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컨셉추얼은 기획부터 실행까지 유기적으로 연결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데 주안점을 둡니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고유의 도구가 바로 '360° Marketing GUIDELINE'입니다.

이 가이드라인은 브랜드와 타깃 고객이 만나는 모든 접점(제품, 광고, 매장, 프로모션 등)에서 컨셉이 어떻게 구현되어야 하는지 단계별 변화 방향을 제시합니다. 단순히 "이렇게 하세요"라고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렇게 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를 세세한 맥락과 레퍼런스를 통해 제안합니다. 소비자 인사이트 기반의 전략과 이 가이드라인이 단단하게 맞물릴 때 비로소 시장을 움직이는 큰 성과가 나옵니다.

컨셉추얼은 실현 가능한 컨설팅을 통해 시장을 움직이는 성과를 만든다 ⓒ대학내일ES

Q. 컨셉추얼의 컨설팅이 가장 밀도 있게 구현된 프로젝트를 꼽으신다면요?

양문성: ‘오설록’이 대표적입니다. 수 년에 걸쳐 여러 차례 협업이 이어진 사례입니다.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 고객사의 고민은 명확했습니다. "왜 한국 사람들은 차를 잘 안 마실까? 어떻게 해야 더 자주 즐기게 할 수 있을까?"

컨셉추얼은 소비코드와 컬처코드를 기반으로 세 가지 장벽을 찾아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입체적 솔루션을 제안했습니다.

첫째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었습니다. 쓰고 떫은 경험이 부정적 이미지로 굳어져 있었죠. F&B(식음료) 비즈니스에서 성공의 핵심은 결국 맛이기에, 차를 이용한 디저트로 '맛있는 경험'을 쌓게 했습니다. 녹차 아이스크림, 녹차 웨하스, 녹차 롤케이크가 이 전략에서 나왔습니다.

둘째는 ‘올드한 이미지’였습니다. 차는 주로 선생님이나 손윗사람에게 드리는 인사치레용 선물이었습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 매장을 모던하게 탈바꿈하고, 근엄한 차 명인 대신 유아인 같은 젊은 모델을 기용해 이미지를 쇄신했습니다. 취향별 선물 패키지도 다양하게 제안했고요.

셋째는 ‘번거로움’이었습니다. 차가 일상에 스며들려면 간편해야 합니다. 다기가 없는 소비자를 위해 맛과 향을 다변화한 티백 제품을 개선하고, 텀블러나 1인 다기 같은 생활 도구를 함께 제안했습니다.

소비자의 오래된 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2010년 컨설팅을 시작하고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오설록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실제로 완전히 바뀐 것을 체감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컨셉추얼은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솔루션을 제안했고 오설록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바꿨다 ⓒ대학내일ES

Q. 이러한 방법론은 해외 시장 진출 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나요?

양문성: 글로벌 진출은 단순히 상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활문화를 가진 해외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어떻게 스며들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많은 브랜드가 '글로벌'이라는 단어를 뭉뚱그려 생각하지만, 타깃 국가가 구체적으로 정해져야 비로소 전략이 명확해집니다. 해당 사회의 보편적 의식인 '컬처코드'와 현지인의 현재 욕구인 '소비코드'를 제대로 연결해야만 커뮤니케이션의 효율이 높아지죠.

한국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현지 소비자의 일상 맥락 속에서 우리 브랜드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브랜드의 가치와 메시지를 재정의하는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Q. 현지의 가치와 메시지로 브랜드를 재정의한 사례가 궁금합니다.

양문성: 우선 ‘KT&G’의 인도네시아 진출 사례입니다. 현지는 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정향(클로브) 담배' 시장이었습니다. 컨셉추얼은 현장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인들에게 담배가 한국의 '술자리'처럼 관계의 매개체라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술은 금기의 대상이기 때문에 담배가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것이죠. 줄담배를 피우는 문화 속에서 목이 아프지 않은 '화한 맛'과 음식을 즐기는 기호에 맞춘 '강한 단맛'을 선호하는 것이 그들의 소비코드였습니다. 이를 근거로 여러 브랜드를 '에쎄(ESSE)' 하나로 집중하는 통합 전략을 폈고, 현지 입맛에 맞춘 과일 향 제품으로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습니다.

또 다른 사례인 ‘AGE20's’의 미국 진출은 '컬처코드'를 관통한 경우입니다. 초기에 아시아권 중심의 3가지 쿠션 색상을 출시했을 때, 다양성이 핵심 가치인 미국 시장에서는 인종차별적이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사내 기술 부족과 재고 리스크를 우려하는 내부 반발도 있었지만, 저희는 미국 사회의 컬처코드인 '다양성(Diversity)'을 믿었습니다. 히스패닉계 등 어두운 피부톤을 위한 컬러 라인업을 즉각 시험 출시하자, 아마존에서 뜨거운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글로벌 브랜딩은 우리 브랜드의 본질은 유지하되, 현지의 문화적 문법에 맞춰 컨셉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입니다. 이 균형을 맞출 때 브랜드는 비로소 현지인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할 수 있습니다.

협업의 시너지: 대학내일ES 생태계

Q. 컨셉추얼이 대학내일ES에 합류하면서 기대하시는 가장 큰 시너지는 무엇인가요?

양문성: 대학내일ES는 이미 마케팅뿐만 아니라 미디어 솔루션, HR 솔루션, 트렌드 연구 등 다방면에서 강력한 전문성과 인프라를 갖춘 거대한 생태계입니다. 컨셉추얼은 여기에 '소비자 인사이트 기반의 전략적 시야'를 한층 더 깊게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각 법인이 가진 고유의 전문성이 만나니 과제의 본질이 훨씬 빠르고 명확하게 정의되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핵심 문제에 집중해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이것이 아주 구체적인 실행안까지 끊김 없이 연결되어 풀리는 것을 경험하고 있어요. 컨셉추얼이 도출한 컨셉과 전략이 서류에만 머물지 않고, 대학내일ES의 각 영역의 최전선에서 결과물로 이어지는 것이 가장 큰 시너지입니다.

Q.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양문성: K-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은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현재 K-푸드(K-Food)와 K-뷰티(K-Beauty) 분야의 글로벌 확장을 위해 '비비고 글로벌 프로젝트'에 컨셉추얼, 대학내일 본부 팀,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함께 뛰어들어 유의미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학내일ES만의 융합형 협업 모델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영역에서 글로벌 브랜딩의 성공 사례를 탄탄하게 쌓아가는 것이 저희의 넥스트 챕터입니다.

2026년 대학내일ES로 합류한 컨셉추얼 ⓒ대학내일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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